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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소라의 눈] 후기 (1)
    서브컬처에 빠지면 답도 없지 2023. 9. 21. 15:09

     

    BL, 판타지, 썸머 작가

    keyword

    순애물, 순애물의 레전드, 순애물의 전설
    한국, 소프트 BL, 츤데레공 x 무심수, 100화 분량
     

    첫인상.

    2019년도 즈음 갑자기 BL이라는 장르를 폭발적으로  봤었다. 알바도 열심히 하고 돈 좀 생겼다고 갑자기 자극적인게 떙겼는지 취미 생활로 웹툰을 사서 읽었다. 가난한 대학생인지라 동전 한 푼도 귀했지만 덕심을 이기지는 못해서 함부로 소비하지는 않고 리뷰도 꼼꼼히 보고 심혈을 기울여서 작품을 골랐다. 무조건 인기많은 작품이어야 하고, 내가 돈 내고 볼 만한 작품인지를 리뷰 같은걸로 여러번 검증해서 구매했다.
     
    썸머 작가는 '소라의 눈'을 통해 처음 알았다
    소라의 눈은 당시 내가 자주 들락거리던 연예/취미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 추천하는 매니아층이 꽤 있었다. 
    살짝 미리보기를 봤는데 섬세한 것 같으면서도 러프한 선이 기억에 있다.
    그때는 [야화첩], [비제이 알렉스], [사랑하는 소년] 같은 줄거리 휙휙 전개되고 그림체 엄청 빡세고 채색 여러겹으로 쌓아놓은 BL 웹툰 위주로만 소장하고 있던 시기였다. 
     
    완결은 났지만, 100화 분량에 채색도 안 되어있고 약간 러프한 선으로 그려진 '소라의 눈' 에는 선뜻 소장은 못했었음. 긴가민가한 마음으로 한 편 한 편 대여하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근데 웬걸, 지금은 전권 소장함 ^^^

    전편 소장 인증

    결국 앞부분 10화빼고 전편 소장. 그리고 BL 끊었음..

    결론

    결론 부터 말하자면 소라의 눈을 읽고나서 인생이 달라졌다. 일단. 'BL'을 끊었다. 그리고 'BL'에 더 빠졌다 <-(?)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소라의 눈 읽기 전에는 BL 웹툰 쪽을 좀 빡센 템포로 골고루 봤던 거 같음.
    취향이랄 것도 없고 그냥 자극적이고 재밌을 것 같으면 다 한 두 편씩 찍어 먹어보고 그랬다. 그때는 수위가 좀 쎄도 그냥 보고 사실 수위가 있는게 BL의 전형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소라의 눈 보고나서 일단 수위물, 성인 BL을 완전히 끊었다. 그냥 안 보게 됨. 아름답지 않어
    그리고 그냥 일반 웹툰도 잘 안 보게 됨. BL이 아닌 서사는 그저 그렇게 보이는 괴현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림체도 그냥 안 이뻐 보임
    그냥 웹툰 끊은 사람 같기도 한데 ^^;;
    뭐에 꽂힌듯 몽글몽글한 그림체 + 소프트 BL만 찾게 됨; 이후로 인상깊게 본거라고는 성연이라 호식이가 나오는 '호식이 이야기'라든지 '팔재'가 끝이다. 아 '동정의 형태'랑 '해변의 에트랑제'는 재밌었다. 아 마도조사도...웅ㅇ얼웅얼 이제 진짜 끝...
    여하튼 나는 썸머 작가꺼 무한 돌려보기 X 100 하는 사람 됨. 미남자를 진짜 진짜 잘 그리시는 것 같음.
     
    그리고 불교나 미신, 오컬트도 좋아하게 되었다.
    소라의 눈을 읽은 독자면 알겠지만 소제목에 고사성어도 나오고 대사에 논어 글귀도 나온다. 그래서 논어 책도 사서 읽었다. (정작 썸어님은 법구경 참고하심)

    논어도 소라의 눈 생각하니 잘 읽힌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됐다.

    왜이렇게 빠져버린 건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마음이 복잡할 때 가끔씩 꺼내 읽는다. 심심하면 연기하듯이 머릿속에서 소라랑 정하가 싸우는 상상도 한다. 소리내어서 따라 읽어보고 그런다.
     
    철없이 힘들다는 생각만 했던 시절, 운명같이 만난 정하와 소라 ㅎㅎ 요새 이런 감성 돋는 작품이 더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운을 짊어진 정하에게 '도련님께서 무사히 삶을 쟁취하길 깊이 바란다' 라고 전하는 소라가 얼마나 짠하고 감동이었는지
    지금도 '깊이 바란다' 라는 표현을 현실에서 종종 사용하는데 그건 소라의 눈 영향이다 ㅎㅎ;
    '무심하게 흐르는 강물을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
    '운명은 결국 내 손안에 있다'
    마음 깊게 새겨진 나의 인생 작품 ㅠㅠ 강추
     

    추천  

    이 글은 과거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있는 작품을 쓰는 의도라서 나에게는 평가에 의미가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도 남들에게 추천한다면 일단 수위가 강하지 않음!
    BL 보다 별안간 과몰입해서 가슴 퍽퍽 치고 싶으면 강추.
    BL을 통해 뭔가 짠하고 애잔한 짝사랑 구도를 원한다면 강추
    말 툭툭하는 애가 알고보니 해바라기 순애보인걸 원한다면 강추.
    개인적으로 오만과 편견 나 좋아하는데, 서로 뒷담만 까다가 알고보니 무심한 남자가 계속 여자 짝사랑했던 그 고전 소설..
    쓰고보니 소라의 눈 왠지 오만과 편견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아시 정하와 리지소라.. 아니, 다아시 소라와 리지 정하인가?
    일단 이렇게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복선도 있고 암시도 있고 개연성도 자연스럽고 무엇보다 감정선이 너무너무 좋다. 
    보는 내내 소라가 너무 무심해서 보는 내가 상처받는데, 무심한 정하에게 상처받았다고 말하는 소라.. 너무 짠해


    웹툰 내용을 더 자세히 올리고싶은데 저작권 때문에 걱정되어서 괜히 내 얘기만 주저리 늘어놓는 거 같음ㅋㅋ. < 누가 니 공자 책 읽은거 궁금하다 함? ;;
     
    아무튼 다음글에 더 자세히 적어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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